현직 경비원에게 듣는 일 이야기: 현실은 다를까?
경비 업무, 막연한 상상과 다른 현실
경비원이라고 하면 흔히 ‘건물 입구에서 앉아 있는 사람’, ‘순찰 도는 사람’ 정도로 간단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경비 업무는 그보다 훨씬 다양하고 복합적인 요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일의 강도나 보람, 근무 방식, 그리고 월급체계까지 겉으로 보이는 것과는 많이 다릅니다. 이번 편에서는 현직 경비원으로 일하고 있는 세 분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경비 일이 실제로 어떤지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겠습니다.
👷♂️ “몸보다 정신이 더 힘들어요” – A씨 (아파트 야간 경비, 4년 차)
서울 마포구의 한 중형 아파트에서 근무 중인 A씨는 주 4일 야간 근무, 격일제로 일합니다. 그의 하루는 오후 6시 입근으로 시작됩니다.
“주민 민원 처리, CCTV 순찰, 야간 화재 예방 점검, 택배 정리까지 생각보다 정신이 쉴 틈이 없어요. 단순히 앉아 있는 게 아니라, ‘관리자’ 느낌이 더 가까워요.”
그는 체력보다 감정 노동의 강도가 높다고 강조합니다. 무인 택배실 분실 문제, 층간소음 항의 중재, 반려동물 배설물 처리 요청 등 다양한 상황이 경비원을 중재자로 만들기 때문입니다.
🔦 “야간보다 주간이 더 고되죠” – B씨 (업무시설 주간 경비, 2년 차)
경기도 일산의 한 오피스텔 상가 건물에서 일하는 B씨는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주간 근무를 합니다.
“사람 왕래가 많은 주간엔 엘리베이터 점검, 층별 출입 관리, 민원 대응 등으로 분 단위로 움직여야 해요. 생각보다 육체적으로 힘들죠.”
B씨는 야간보다 주간이 더 피곤하다고 말합니다. 특히 주간에는 관리사무소나 입주자들과의 접촉이 많아 업무 강도가 높으며, 방문자 확인과 안내 업무 등에서 책임감을 요하는 일이 많다고 합니다.
🛡 “시설 경비는 또 달라요” – C씨 (전문 시설 경비, 6년 차)
인천의 한 병원에서 근무 중인 C씨는 시설 경비원으로, 보안 업무와 방문객 통제를 중심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병원은 긴급 상황이 많아요. 보호자 통제, 출입증 확인, 엘리베이터 통제도 기본이죠. 감시와 순찰 외에도 보안 전문성도 필요합니다.”
병원이나 금융기관 등 보안 수준이 높은 시설의 경비원은 일반 아파트 경비원과는 달리, 신속한 상황 판단 능력과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요구됩니다. C씨는 이 업무에 대한 전문적인 자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 물리적 업무 vs 감시 중심 업무
경비 업무는 크게 물리적 활동(청소, 택배 정리, 주차 안내 등)이 많은 곳과, 감시 중심(모니터링, 출입통제 등)인 곳으로 나뉩니다. 전자는 체력 부담이 높지만, 비교적 업무가 예측 가능하며, 후자는 긴장도가 높지만 신체적으로는 덜 힘들다고 평가됩니다.
또한, 주간과 야간의 업무 패턴도 완전히 다릅니다. 야간에는 외부인의 출입이 적은 대신 순찰과 비상 상황 대응이 중심이며, 주간에는 방문자와 주민 응대가 중요합니다. 경비원 스스로 본인의 생활 리듬과 체력, 성향에 따라 근무 유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월급, 수당, 복지 실상은?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경비원의 실제 급여 구조입니다. 통상적으로 월 220만 원~250만 원 수준이며, 지역과 시설, 주간/야간/격일제 여부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야간 수당, 연장 근무 수당, 식대 등이 포함되어 월 평균 200만 원대 중반까지 도달하는 경우도 있으며, 시설 경비는 전문성에 따라 270만 원 이상을 받는 사례도 확인됩니다. 단, 근로 계약서에 따라 휴게 시간 포함 여부와 수당 계산 기준이 다르므로 입사 전 확인이 필수입니다.
🏢 건물 경비 vs 아파트 경비 vs 시설 경비
- 아파트 경비: 입주민 응대, 주차 지도, 택배 처리 등 민원 중심 업무가 많음. 정기 순찰과 방범 활동이 포함됨.
- 오피스텔/건물 경비: 출입 통제, 공용 공간 관리, 상가 상주자 안내 등 복합 업무.
- 전문 시설 경비: 병원, 은행, 대학교 등에서 출입증 확인, 보안 상황 대처, CCTV 관제 등이 주요 업무. 보안 훈련과 매뉴얼이 요구됨.
각 경비 형태마다 필요 역량이 다르고, 스트레스 요인도 다르기 때문에 사전 정보 탐색이 필요합니다.
마무리: 생생한 이야기로 보는 경비직의 진짜 모습
경비업무는 단순히 나이 들고 할 일이 없어서 선택하는 마지막 직장이 아닙니다. 정해진 루틴 안에서 책임감을 가지고 일하며, 사람과 사람 사이를 매끄럽게 이어주는 조력자의 역할을 합니다. 특히 아파트나 시설 경비는 치안 유지, 생활 편의 제공 등으로 지역사회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현직 경비원들의 경험을 통해 본 이 일은, 때로는 감정적으로 힘들지만 동시에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존재로 살아가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이제 막 경비직을 고려하고 계신 분이라면, 막연한 인상보다 현실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준비해보시기를 바랍니다.